로또는 완전한 확률 게임

로또 6/45 추첨은 45개의 공이 담긴 기계에서 무작위로 6개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각 공은 크기, 무게, 재질이 모두 동일하며, 추첨 기계는 매회 정밀 검사를 거칩니다. 따라서 어떤 숫자가 다른 숫자보다 더 잘 나올 이유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1번부터 45번까지 모든 숫자의 당첨 확률은 완벽하게 동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숫자를 선택할 때 매우 체계적인 편향을 보입니다. 완전한 무작위 게임임에도 특정 숫자를 선호하고, 특정 숫자를 피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것은 인간의 심리가 "무작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숫자

여러 나라의 로또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숫자는 7입니다. 7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행운의 숫자"로 여겨지며, 일주일이 7일, 무지개가 7색, 음계가 7음 등 문화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숫자입니다. 한국에서는 3도 인기가 많은데, "삼세판", "삼위일체" 등 3이 완결성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1~31 사이의 숫자가 32~45보다 더 많이 선택됩니다. 이는 생일이나 기념일(월 1~12, 일 1~31) 기반으로 번호를 고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11, 22, 33 같은 반복 숫자나 7, 13, 21 같은 홀수도 선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특별해 보이는" 숫자를 선택하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피하는 숫자

반대로 기피되는 숫자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4가 대표적입니다. "사(四)"와 "사(死)"의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불길하게 여겨지며, 이는 아파트 층수에서 4층을 F로 표기하는 문화에서도 드러납니다. 서양에서는 13이 비슷한 이유로 기피됩니다. 40~45 사이의 높은 숫자도 상대적으로 선택 빈도가 낮은데,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 않는 숫자이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숫자 선택의 심리학

1. 도박사의 오류 (Gamblers Fallacy)

"7번이 5주 연속 안 나왔으니 이번에는 나올 차례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도박사의 오류입니다. 이는 독립적인 확률 사건에서 이전 결과가 다음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착각하는 인지 편향입니다. 실제로 로또 추첨은 매회 완전히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며, 특정 번호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다음에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각 추첨에서 모든 번호의 확률은 항상 동일합니다.

2. 핫 핸드 오류 (Hot Hand Fallacy)

도박사의 오류와 반대되는 것이 핫 핸드 오류입니다. "이 번호가 최근 3주 연속으로 나왔으니 계속 나올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착각입니다. 연속 출현은 무작위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해당 번호가 "핫"해진 것이 아닙니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3번 연속 나왔다고 해서 4번째도 앞면일 확률이 높아지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3. 패턴 찾기 본능

인간의 뇌는 무작위 데이터에서도 패턴을 찾으려는 강한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진화적으로 생존에 유리했던 능력이지만, 로또 같은 완전 무작위 게임에서는 오히려 잘못된 판단을 유도합니다. "최근 10번대 숫자가 많이 나오네", "홀수가 4개 이상 나오는 패턴이 보여" 같은 분석은 우연의 일치를 규칙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인기 번호를 피해야 하는 실질적 이유

당첨 확률은 어떤 번호를 선택하든 동일하지만, 당첨금은 다를 수 있습니다. 로또 1~3등의 당첨금은 해당 등수의 당첨자 수로 나누어 지급됩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번호를 선택하면, 운 좋게 당첨되더라도 나눠 가져야 하는 사람이 많아져 개인 당첨금이 줄어듭니다.

실제로 1~31 숫자로만 구성된 당첨 번호가 나오면 당첨자가 많아져 1등 당첨금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고, 32~45가 포함된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당첨자가 적어 개인 당첨금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당첨 확률은 높일 수 없지만, 당첨금을 최대화하려면 덜 인기 있는 번호를 포함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유리합니다.